세계도시 이론,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이어지는 도시 이론
종속이론과 세계 체계론의 관심에서 최근에 20세기 말 이후에 등장한 글로벌화 경향, 전지구화 경향에서 도시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 세계도시 이론을 들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티라는 개념이 등장한 건데요. 이 개념을 가장 정치(精緻)하게 이론화한 사람은 사스키아 사센이라는 유명한 여류 도시사회학자입니다. 글로벌화가 처음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이 국가 간에 경계가 해체되고 자본이동이 자유롭게 되면서, 세계경제가 점점 통합성이 커지면서, 어떻게 보면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거리의 제약이 무력화되면서 도시가 해체될 거라고 예측한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사센은 거기에 대해 비판하면서 오히려 “전 세계 중심부 초거대 도시들에 권력이 더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래서 부와 권력이 중심부의 몇몇 도시들에 더 집중되어 가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globalization 과정에서 그 예측이 상당 부분 맞는 것을 우리가 발견을 할 수가 있죠. 그래서 지금 예를 들면 뉴욕, 런던, 도쿄와 같은 도시 계층의 최상위에 속하는 도시들은 점점 더 그 지배력이 커지고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거죠. 거기에는 기업 본사, 전문 기업 서비스, 금융기관, 초국적 은행 이런 것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뭐냐 하면, 그런 것들이 세계도시의 핵심적인 구성인데, 사센이 지적하고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세계도시 현상의 특징은 세계도시 안에서도 양극화가 일어난다는 거죠.
중심부의 주변부화
중심부의 주변부화라고 얘기하는데, 세계도시 안에서도 한편으로는 생산자를 위한 서비스, 전문관리직을 위한 여러 서비스들이 성장하는 반면에 거꾸로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이 쇠퇴하고 미숙련 저임금 서비스직이 증가하는 현상으로 인해서 도시 내에서의 소득분포를 하면 전반적으로 최상층이 부의 비율이 더 늘어나고 극빈층 늘어나는 반면에 중산층은 감소하는 양극화 현상이 세계도시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더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소득 양극화가 공간상의 분리현상, 그러니까 부유층들의 거주지와 빈곤층들의 거주지가 점점 더 명확하게 구분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도심부가 재개발되고 젠트리피케이션 되면서 상류층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활성화되는 반면에 미숙련 단순 저임금 노동자들은 점점 더 열악한 환경의 주택시장으로 내몰리게 되는 현상들도 나타난다. 이런 여러 가지 도시 문제들도 같이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세계도시화 경향을 통해서 나타나는 도시 글로벌 시티라는 것에 대한 논의입니다.
새로운 문화현상과 도시 이론
세계도시화 현상과 더불어 여러 가지 새로운 문화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주목해서 도시 이론을 전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소위 포스트모더니즘. 그러니까 우리가 근대도시를 만들어낸 게 근대화, 모더니즘 현상이라면, 탈산업화 시대, 글로벌 시대에 새롭게 나타나는 도시문화현상을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얘기하는데요. 그런 포스트 모던한 도시 현상으로 도시사회를 설명하는 여러 가지 논의들도 있고요. 상당히 문화적인 접근에 해당하죠. 그렇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논자들에 따라서 굉장히 여러 가지 설명 방식이 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이게 완전히 이전 20세기의 모던한 도시화와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도시적 성격을 띤다고 단절성을 굉장히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도시에서 도시의 성격이 좀 더 소비적으로 바뀌었을 뿐인 표피적인 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도시라는 기본 속성은 동일하게 연속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포스트모더니즘 현상을 비롯한 도시에서의 대중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둘러싼 문화주의 도시론 현상들도 있고요. 이러한 도시에서 대중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들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비판적인 견해를 갖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에 가장 각광받는 마르크스주의 도시 이론가 중에 한 사람인 앙리 르페브르라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도시에서 인간이 욕망을 충족시키면서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것이 예전의 러시아 혁명, 중국 혁명, 문화혁명에서 나타나는 거와 같은 농민 중심의 혁명, 도시를 배격하는 혁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요. 결국 인간이 모든 자신의 편의와 욕망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만들어내는 문명이 집적된 공간이 도시인 것이고, 도시에서 도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서 새로운 혁명이 일어나야만 이것 야말로 진정한 혁명이고 자본주의적인 착취로부터의 해방이라고 보면서 굉장히 낙관적인 도시 혁명을 내세우고 주장하는 사람이 르페브르라는 사람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새로운 도시 혁명
이 사람은 도시의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평등, 불편함이 해소되고 사람들이 생활권, 보행권, 주거권을 누릴 수 있는 훨씬 더 민주화되고 쾌적한 도시환경이 구축될 때 그게 진정한 인간 해방이라고 보는 것이고, 그게 마르크스가 말한 궁극적인 공산주의 사회의 실현이라고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아무튼 혁명이 더 이상 '사회주의, 공산주의' 하면 흔히 생각했던 그런 폭력혁명, 과격하고 무서운 조직화된 혁명이 아니라, 르페브르는 굉장히 즐거운 혁명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20세기의 굉장히 조직화된 사회라면, 탈조직화된 사회, 개인주의적인 사회, 일종의 개인적인 욕망이 분출하는 사회, 그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사회를 일반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의 도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어떻게 보면 르페브르는 그런 포스트모더니즘의 도시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진보된 도시 혁명을 일원화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도시 이론의 역사
칼 마르크스, 막스 베버, 에밀 뒤르켐 같은 인물들이 19세기 유럽적인 도시적 경험의 산물이라면, 시카고학파의 도시 생태학은 20세기 초에 이민자들이 모여든 미국적 대도시화의 경험을 담고 있고요. 신마르크스주의나 신베버주의는 20세기 후반 서방 선진국의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도시 갈등과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혹은 그 원인을 파악하고자 하는 접근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3세계 도시들 문제가 20세기 후반 이후에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종속이론, 세계 체계론도 등장하게 되었고요. 20세기 말 이후에 글로벌화 과정에서 지금 말씀드린 세계 체계론, 탈산업 도시 이론, 포스트모던 도시 이론이 등장하고, 최근에 굉장히 많은 도시문화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은 굉장히 다양하고요. 그중에 어느 하나 정답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각각의 이론들은 각각이 봉착하고 있는 도시적 환경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온 이론들이기 때문에 우리 시대에 맞는, 우리 도시에 맞는 도시를 보는 눈은 우리의 고유한 경험과 조건 속에서 만들어가야 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 서울을 들여다보기 위한 여러 가지 그동안 도시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 도시를 바라보는 이론적인 관점들을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종합적으로 한번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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