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이론의 등장배경과 비판
도시생태학적인 관점, 신베버주의적인 도시론, 신마르크스주의 도시론 3가지 이론들은 공통적으로 소위 자본주의 진영, 즉 제1세계, 서방 선진국가의 도시에서 발생한 이론들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 이론들은 1,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새롭게 등장한 신생 독립국가들, 우리나라가 포함되죠? 혹은 소위 제3세계라고 불리는 지역의 도시들에 대해서 지금 말씀드린 이 3가지 부류에 속하는 학자들은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그럼 이런 도시생태학이나 신베버주의나 신마르크스주의의 도시이론이 한참 유행하던 시절에 이 이론을 가지고 제3세계의 도시론에 적용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맞는 거죠. 예를 들면 도시생태학에서는 어떤 도시적 갈등상황이 여러 도시 이민자들이 발생해서 초기에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질서를 회복할 것이다.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라고 낙관적으로 예측을 했는데, 제가 첫 시간에 말씀드렸다시피 제3세계의 어마어마한 초거대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럼은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와 후진국의 차이
일종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사회 인프라나 시스템이 구축될 때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않은 후진국들 같은 경우는 그 해결이 굉장히 요원하다는 것이죠. 혹은 아까 데이비드 하비가 얘기한 것과 같이 오일쇼크와 같은 불황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거대도시의 도심부에 어마어마한 대규모 쇼핑몰이 만들어진다거나 오피스 빌딩이 건설된다거나 이런 도시개발이 이루어질 거라고 봤는데, 후진국 아프리카 도시들에서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서유럽 혹은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선진국에 적용되는 이론들이 선진국이 아닌 지역, 제3세계 지역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문제제기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죠. 그것이 최초로 나타난 것이 1960년대의 소위 종속이론이라는 이론입니다. 이건 주로 중남미, 라틴아메리카의 사회과학자들이 처음 내세워서 등장한 이론인데요.
근대화 이론
2차 대전 이후에 미국이 전 세계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미국에서 전 세계에 걸쳐서 미국식의 선진 자본주의 발전 모델을 소위 근대화 이론이라는 형태로 전 세계에 설파시켰죠. 우리나라가 1960년대 이후에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경제성장을 급속하게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사실 근대화 이론을 수입하면서 미국식 서구화 모델을 따라간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사실 제3세계 신생독립국 중에서는 굉장히 예외적으로 성공한 경우에 속하죠.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다음에 제가 서울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조금 더 상세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미국의 텃밭이었다고 할 수 있는 중남미 지역이 20세기 중반까지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잘살았죠.
중남미의 종속이론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중남미가 상당히 경제적인 호황을 구가하면서 발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들이 일정한 경제성장 이상을 성장하지 못하고 그다음부터는 경제가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왜 남미에 자본주의가 발전을 못하는가에 대한 자기반성에서 나온 것이 종속이론인데요. 핵심적인 주장은 남미의 발전이 일정 수준 이상 이루어질 수 없는 것, 즉 남미의 저발전이라는 것이 종속적 발전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제3세계가 제1세계에 경제적으로 완전히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일정 수준 이상 제1세계의 수준으로는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장은 어떻게 가능했는가?'라고 했을 때 거기서 '중심부'와 '주변부'라는 두 개의 개념을 쓰는데, 중심부 자본주의에 철저하게 종속된 형태로 중심부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주변부에서 생산되는 상품이 체계적으로 부등가교환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등가교환이 아니라. 중심부에서 생산된 상품이 훨씬 더 비싸게 판매되고, 주변부에서 생산되는 것은 훨씬 더 싸게 판매가 됨으로 인해서 그게 일단 어느 정도 팔릴 때까지는 생산성이 올라가지만, 소득수준이 올라가지만 그 이상 경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혹은 중심부와 주변부 간의 교역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불이익과 갭은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중심부 세계와의 부등가교환에 의한 경제적인 종속적 연계가 지속되고 있는 한 제3세계 국가는 저발전의 숙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 종속이론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이건 사실 마르크스주의가 주로 처음에 얘기했던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의 계급,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간의 불평등 문제를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의 중심부 국가, 주변부 국가, 강대국과 약소국이라는 개념으로 지리적으로 치환해서 설명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그렇게 해서 등장을 했는데, 그런데 사실 종속이론은 보편화되긴 어렵습니다.
종속이론에 대한 비판
미국 경제에 아주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종속돼서 미국 경제에서 이용당한 중남미의 일정한 나라들, 일정한 국민에 대해서는 이 이론이 굉장히 설명력이 높고 타당한 설명인데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 우리나라도 종속적인 발전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 미국이 처음에 다 초기투자, 원조경제부터 시작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굉장히 급속한 경제성장을 했고, OECD에 가입하는 수준까지의 경제 강소국의 지위에 올랐죠. 이런 사례는 종속이론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남미 안에서도 여러 산업 분야, 여러 나라들 간에 차이가 있어서 어떤 부분들은 굉장히 급속하게 성장하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이걸 일반적으로 '다 종속돼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저발전에 그칠 수밖에 없다. ' 이 이론을 적용하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종속이론을 비판하면서 세계 자본주의가 굉장히 복합적으로 체계화돼서 연관을 맺고는 있지만, 그게 훨씬 더 역동적이라고 새로운 설명 틀을 가지고 이론을 주장한 사람이 임마누엘 월러스틴이라는 사람인데요. 이 사람이 만든 이론이 자본주의 세계체계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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